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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는 사람들의 심리와 자기 합리화

by 2mountains 2025.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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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는 사람들의 심리와 자기 합리화

세상에는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나는 단 한 번도 성매매를 하거나 유흥업소에서 여성을 옆에 앉힌 적이 없다. 돈도 많이 벌었고 기회도 많았지만, 늘 여자친구가 있었고 결혼 후에는 아내에게 미안한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만약 내가 여자친구가 없었다면, 거절했을까? 확신 하기 어려웠다 호기심도 있고 궁금한건 사실이니까.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나는 철저히 제3자의 입장에서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이해하려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이 있다. 바람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들이 이를 정당화하는 방식 또한 다양하다는 점이다.

바람은 흔하다

첫 직장은 국내 증권사였다. 당시 업계 1~2위를 다투던 회사였고, 나는 입사하자마자 전국 1~2등의 실적을 기록하며 억대 연봉을 받게 되었다. 당시에는 전 직원의 실적이 실시간 조회가 가능했기 때문에 내 성과를 모두가 알았다. 덕분에 나는 회사 내에서 빠르게 두각을 나타냈고, 자연스럽게 선배들이 나를 챙겨주기 시작했다.

  난 강북본부에 있어서 매주 본부장 회의가 있었는데 지점장들은 나를 앉혀놓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주식, 금융 관련된 이야기보다 더 많이 했던 것이 바로 ‘여자친구 자랑’이었다. 충격적이었던 점은, 그들 모두 유부남이었고 대부분 내연녀를 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나에게 여자친구의 사진을 보여주거나 선물 받은 물건을 자랑했다. 당시의 나는 드라마에서나 보던 불륜이 현실에서 이렇게 흔한 일인지 몰랐다.

내연녀에게 더 잘해주는 이유

외국계 금융사에서 일할 때였다. 함께 일하던 대표 역시 내연녀가 있었다. 그녀는 대전에 사는 이혼녀였고 아이도 하나 있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으며 자기 관리도 철저했다. 어느 날 그 대표가 내연녀에게 수백만 원짜리 가방을 선물하러 가는 길이었다. 나는 호기심에 물었다. “형수님한테 그런 선물을 해주시는 게 더 좋지 않나요?”

그는 피식 대답했다. “물론 해봤지. 하지만 아내에게 아무리 좋은 걸 사줘도 감동은 며칠 가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당연한 게 되어버려. 그런데 여자친구는 다르다. 백만 원짜리 선물만 해줘도 오래도록 고마워하지. 너라면 누구한테 주겠냐?”

그의 말은 씁쓸하지만, 어쩌면 현실적인 감정의 차이를 반영한 것이었다. 익숙해진 관계에서 감사가 희미해지는 것은 비단 부부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바람을 정당화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바람의 기준이란?

내주변에서 2번째로 빨리 결혼한 친구녀석은 중학생 아들을 둔 가장이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나이트클럽에서 원나잇을 즐긴다. 어느 날, 최근의 원나잇 경험을 자랑하듯 이야기하길래 나는 농담 섞인 충고를 했다. “야, 이제 바람 좀 그만 피워.” 그런데 그의 반응이 뜻밖이었다. “나는 바람을 피운 적이 없어.”

그의 논리는 이랬다. 단순한 하룻밤은 바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람은 마음을 주고 자주 만나고 두 번 이상 자야 바람이지, 한 번은 그냥 즐긴 거야.” 너무나 당당한 태도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배우자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을 차마 던지지는 못했다.

인격의 분리, 자기합리화

핀테크 회사에 다닐 때였다. 어느 직원이 자신의 신념을 이야기했다. 그는 유흥업소에 가거나 바람을 피우는 것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인격’이라고 주장했다. 회사를 다닐 때의 자신과 가정에서의 자신이 다르듯, 놀 때의 자신도 또 다른 인격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바람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는 논리를 펼쳤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깨달았다. 결국,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이런 논리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그중에서도 ‘효능감이 다르다’는 대표의 말은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장기적인 관계에서는 감사를 표현받기 어려워지고, 단기적인 관계에서는 작은 것에도 큰 반응이 온다. 결국 인간은 자신이 가장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곳에 자원을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륜이나 바람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관계의 가치는 단순한 보상의 크기만으로 판단될 수 없는 것이 아닐까?

결론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은 많고, 그만큼 다양한 자기 합리화가 존재한다. 누구는 단순한 원나잇은 바람이 아니라고 하고, 누구는 인격을 분리하며 정당성을 찾는다. 또 어떤 이는 효능감이 다르다는 이유로 내연녀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논리 뒤에는 공통적으로 ‘자신의 행동이 옳지 않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결국 바람이란, 상대가 알게 되었을 때 상처받을 수 있는 행동을 의미한다. 바람의 기준이 어디까지인지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그 행동이 배우자에게 비밀로 유지되어야 한다면 이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관계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은 효능감이 아니라 신뢰다. 신뢰를 잃는 순간, 그 어떤 화려한 선물도, 강렬한 감정도 의미를 잃게 된다.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이 아무리 논리를 펼쳐도,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하는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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