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주가수익비율), 쉽게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PER(Price to Earnings Ratio), 즉 주가수익비율은 주식 투자에서 많이 언급되는 지표입니다.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PER이 높으면 비쌀 것 같고, 낮으면 싸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사실 제대로 이해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습니다. 제가 증권사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던 중, 나이 많은 동기 형이 저에게 "PER이 높은 게 좋냐? 낮은 게 좋냐?"고 물었을 때, 저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쉽게 생각하고 "낮은 게 좋다"라고 말할 수 있었지만, 그 질문은 생각보다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PER은 이해하기 쉽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적다
연수원 수업 중 우연히 동기들 앞에서 PER에 대해 설명하게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PER의 의미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PER은 주가를 EPS(주당순이익)로 나눈 값입니다. 여기서 EPS는 회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을 발행된 주식 수로 나눈 값이죠. 이 계산은 단순하지만, PER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좀 더 복잡합니다.
예를 들어, PER이 8이라면, 주가로 그 회사의 지분 100%를 사고 그 회사의 순이익이 지속된다면 8년 후에 본전이 된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하면, PER이 낮을수록 투자한 돈을 더 빨리 회수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PER이 낮은 게 좋다"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게 과연 진짜 사실일까요?
PER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활용하기
PER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야 합니다. PER은 가격을 EPS로 나눈 것이라 주식 하나를 기준으로만 PER을 분석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PER을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주가이며, EPS는 1년에 한 번 결산 이후에 결정되는 값입니다. 따라서 주식의 가격이 변하면 PER도 변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A 주식을 5,000원에 샀고 8,000원에 팔았다면, "PER이 8이라서 샀다가 10이 되어 팔았다"는 식의 말과 결과적으로 똑같습니다. 이처럼 PER이 주가를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업종별로 PER의 차이를 이해하기
PER은 업종별로 다른 특성을 보입니다. 변동성이 작은 업종은 평균 PER이 낮고, 변동성이 큰 업종은 평균 PER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안정적인 업종인 유틸리티나 소비재 업종의 주식은 PER이 낮은 반면, 기술주나 바이오주와 같은 변동성이 큰 업종은 PER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또한, PER은 업종 내에서 비교할 때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업종 내에서 PER이 낮은 회사는 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낮을 것으로 평가될 수 있고, 반대로 PER이 높은 회사는 향후 성장 가능성을 반영하는 주식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효율적 시장에서 PER의 역할
효율적 시장 가설(EMH)에 따르면, 모든 정보는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주식의 PER은 그 회사의 미래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즉, 효율적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PER이 낮은 회사는 시장이 그 회사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고, PER이 높은 회사는 시장이 그 회사의 미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돌아가서, PER이 높은 게 좋을까? 낮은 게 좋을까?
결국, PER이 높다는 것과 낮다는 것에 대한 답은 간단히 말할 수 없습니다. PER이 높다는 것은 그 회사가 높은 성장성을 기대받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고, 낮다는 것은 회사의 성장성이 낮을 것이라는 의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업종, 시장 상황, 그 회사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PER을 단순히 높고 낮음으로만 판단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면, PER이 높냐 낮냐는 "쉽고 당연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복잡하고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한 질문입니다. 주식 투자에서 PER은 하나의 참고 지표일 뿐, 그 자체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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